직접판매업의 시초인 미국을 필두로 북아메리카 대륙에는 많은 기업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매출이 수조 원에 달하는 기업들도 많고,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보험 등 독특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많아 매우 흥미로운 시장 중 하나이다. 국내 직접판매시장에 진입하지 않아 일말의 정보도 몰랐던 기업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에디터 _ 전재범
국내에서 보지 못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
썬런 Sunrun
태양광 패널 및 배터리 산업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며 뉴욕 나스닥에 상장되어있을 정도로 큰 기업인 썬런은 지난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 특히 썬런의 경우 테슬라 에너지와 자주 비교되기도 한다. 썬런은 지난해 2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조 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미국 내 동부와 남부, 남서부 지역 등 20개 주와 지난 2018년에는 푸에르토리코 섬까지 확장했다. 또 2024년 3월 31일(현지시간) 기준 95만 7,313명의 고객을 유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주력 상품은 태양광 패널의 판매 및 대여로 무려 25년간의 보증기간을 제시한다. 또한 테슬라, 포드 등 전기 차종의 배터리 충전기, 배터리 관리 스마트 시스템 등을 판매한다.
리글쉴드 LegalShield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직접판매사는 있어도 법률서비스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기업은 흔치 않은데, 법률서비스를 다단계 마케팅 방식을 통해 판매하는 회사가 바로 리글쉴드이다.
리글쉴드는 1972년 보험 판매원이었던 할랜드 스톤사이퍼(Harland Stonecipher)에 의해 ‘스포츠맨 모터 클럽’이라는 사명으로 시작됐다. 설립 당시에는 교통사고 소송에 변호사 고용, 소송 비용 등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1976년 ‘프리 페이드 리글’로 사명을 변경하고 교통사고 외에도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1986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현재는 독립 변호사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법률서비스를 주로 판매하며, 개인정보 보호, 홈페이지 평판 관리(IDShield) 등의 서비스도 판매하고 있다.
댐셀 인 디펜스 Damsel in Defense
미국 일부 주에서는 총기와 마약(대마)이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후드(낙후지역)’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호신용품을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댐셀 인 디펜스는 호신용품을 판매하는 직접판매기업이다.
창립자이자 CEO인 민디 린(Mindy Lin)은 지난 2013년 자신의 딸 또래의 아이가 성매매 현장에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에 맞서기 위해 호신용품 기업인 댐셀 인 디펜스를 설립했다고 한다. 현재 댐셀 인 디펜스에서는 후추 스프레이부터 펜 전기 충격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프리메리카 Primerica
미국 직접판매 시장에는 유틸리티(전기, 천연가스 등)와 부동산을 넘어 보험, 투자, 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그 중심에는 47년의 역사를 가진 프리메리카가 있다.
프리메리카는 중산층의 개인 및 가정의 법률서비스를 비롯해, 생명보험, 개인보험, 대출, 연금 등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메리카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580만 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고 290만 개 이상의 투자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2022년 28억 1,000만 달러(약 3조 7,8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1년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면허 대리인(판매원)은 2023년 기준 14만 1,572명이다.
글로벌에 진심인 북미 기업들
이엑스피 리얼티 Exp Realty
전 세계에서 주택을 직접판매업으로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이엑스피 리얼티가 있다. 이엑스피 리얼티는 주택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2008년 설립된 회사다. 이들이 진출한 국가만 무려 24개국으로 가히 글로벌 최대 부동산 기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엑스피 리얼티의 지난해 매출은 42억 8,000만 달러(약 5조 7,630억 원)로 국내 다단계판매업계 1년 매출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지난해 미국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지속적으로 약세에 접어들었지만,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이엑스피 리얼티는 에이전트(판매원)를 필두로 주택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에이전트 수는 8만 7,515명에 이르렀다.
하이 사이트 Hy Cite
설립 당시에는 좋은 품질의 조리기구를 판매하며 성장했고, 현재는 조리기구부터 유통, 금융, 마케팅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는 하이 사이트는 미국부터 캐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등 진출 국가가 20개국이 넘는다.
1959년 피터 존슨(Peter O.Johnson)은 친구와 함께 유통업체인 ‘홉 체스트 클럽(Hope Chest Club)’을 설립하고 조리기구, 커피머신 등을 팔았으며, 1974년에는 금융과 마케팅 서비스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다. 현재 하이 사이트는 지난해 약 5,700만 달러(약 778억 3,3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새로운 로고와 비전을 발표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메리케이 Mary Kay
2019년까지 한국에서도 영업했었던 메리케이도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중 하나이다. 메리케이는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유럽 등 37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약 25억 달러(약 3조 4,100억 원)의 매출기록과 함께 포브스 선정 ‘미국 최대 민간 기업’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메리케이는 역사도 오래됐다. 메리케이 애쉬(Mary Kay Ash)가 1963년 자신이 수년 동안 사용해 온 화장품 라인을 기반으로 설립했고, 이를 직접판매 형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색조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며 기업 가치를 키웠고, 현재에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메리케이 공장 주변에 자생 나무 60그루를 심는 ESG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