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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산에서 캔 봄나물 함부로 드시면 안돼요!

By 2025년 04월 18일No Comments

봄이면 산과 들에 푸르름이 더해지며 산나물을 찾는 발걸음도 잦아진다. 직접 채취한 나물로 밥상을 꾸미는 즐거움은 크지만, 그만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생김새가 유사한 독초를 산나물로 착각해 섭취하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독초 섭취 피해 80%가 3~6월에 발생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해마다 반복되는 독초 섭취 사고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봄나물과 생김새가 유사한 독초들이 산과 들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이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채 섭취하는 사례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독초 섭취 피해 건수는 총 41건이며, 그중 약 80%가 3월에서 6월 사이 봄철에 집중되어 있다. 꽃이 피기 전 줄기와 잎만으로 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일이 전문가에게도 어렵다는 점에서 일반인이 현장에서 구분하기란 더욱 어렵다. ‘생긴 게 비슷해서’, ‘예전에도 먹었던 것 같아서’라는 막연한 추측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봄철에 독초 섭취에 의한 중독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꽃이 피기 전에 잎 또는 뿌리만으로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봄철 대표적인 독초로는 미국자리공, 삿갓나물, 동의나물, 은방울꽃, 털머위 등이 있다.


산나물/독초 구분법
더덕은 특유의 향기와 뿌리의 가로 주름이 특징인 반면, 미국자리공은 향기가 없고 뿌리가 매끈하며 줄기는 자주색을 띤다. 하지만 이러한 미세한 차이는 육안으로는 분간이 쉽지 않다.

또한 약용 식물로도 잘 알려진 우산나물과 외형이 비슷한 삿갓나물은 잎의 갈라짐 여부로 구별할 수 있다. 우산나물은 잎이 깊게 갈라지지만, 삿갓나물은 잎이 거의 갈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특징이 현장에서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곰취와 동의나물 역시 자주 혼동되는 조합이다. 곰취는 향이 좋고 잎이 부드럽지만, 동의나물은 향기가 없고 잎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특히 봄철 한창일 때는 둘 다 연하고 비슷한 색을 띠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사람은 쉽게 혼동한다.

명이나물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산마늘과 비슷한 외형을 가진 은방울꽃은 뿌리에 독이 있으며, 잘못 섭취하면 구토, 설사 등 심각한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산마늘은 강한 마늘 향이 나는 반면, 은방울꽃은 냄새가 거의 없으며 잎이 더 곧고 단단하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머위와 털머위, 쑥과 산괴불주머니도 혼동 사례가 자주 보고된다. 머위는 잎에 털이 있어 부드럽고, 털머위는 잎이 두껍고 짙은 윤기를 띠며 갈색 털이 많다. 산괴불주머니는 쑥과 비슷하지만 잎에 털이 없이 매끈하고 비비면 불쾌한 냄새가 난다.

이처럼 산나물과 독초는 육안상 유사한 경우가 많고, 향이나 잎의 질감 등 미세한 차이를 알아야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봄철 야외활동 시에는 조명, 습도, 상태에 따라 이 구별 점들이 뚜렷하지 않아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다.

식용 가능한 산나물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대표적으로 고사리, 두릅, 원추리 등은 생식할 경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독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원추리에는 콜히친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성숙한 잎일수록 농도가 강해져 구토나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어린잎만 골라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서 섭취해야 한다.


야생 산나물안 먹는 게 최고의 예방책
독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생 산나물에 대한 막연한 지식을 근거로 한 채취는 삼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나물과 독초는 경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식물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 무턱대고 채취하거나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개인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섭취할 경우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산나물로 오인한 독초를 먹은 뒤 복통, 구토,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섭취한 식물의 남은 부분을 함께 지참하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증상이 없다고 해도, 섭취 직후라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초는 씹었을 때 톡 쏘는 맛, 매운 맛, 떫은맛이 나고 역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형태·색채 등에서 유난히 선명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것도 있다. 또 만병초, 투구꽃 등 일반적으로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으나, 독성이 있어서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유해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전체적인 평균치이므로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 먹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산림청 국립수목원을 통해 봄과 가을철 독성 식물에 대한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는 산림청 홈페이지(http://kna.forest.go.kr)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또한 식약처는 국민을 대상으로 계절별 식품 안전 수칙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림청은 공동으로 “산나물 채취는 즐거운 야외활동의 일부지만, 정확한 식물 지식이 없다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모르는 식물은 절대 채취하거나 먹지 말고, 식용 가능 나물도 반드시 올바른 조리법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식물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식별해 주는 앱도 출시되고 있다. 예컨대 ‘PictureThis’는 약 100만 종 이상의 자연물을 식별할 수 있으며, 약 98%의 정확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앱들의 높은 정확도에도 불구하고, 먹을 수 있는 산나물과 유사한 독초를 정확히 구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독성이 있는 식물의 경우 잘못된 식별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앱의 결과만을 신뢰하여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식물 식별 앱은 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하지만 식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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