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읽어주는 남자 ⑤ 코즈 마케팅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소비 행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제품 판매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 주목받고 있다. 코즈 마케팅은 기업이 특정 사회적 이슈나 공익적 목적을 위해 소비자와 협력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기업은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비자는 자신의 구매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에디터 _ 두영준
코즈 마케팅이란?
코즈 마케팅의 개념은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특히, 19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카드사가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소비자의 신용카드 사용 건수와 매출액 일부를 복원 기금으로 기부한 사례는 코즈 마케팅의 대표적인 시초로 여겨진다. 이 캠페인은 자유의 여신상 복원 기금 모금에 큰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또한 크게 향상시켰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코즈 마케팅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며 확산되었다.
코즈 마케팅은 ‘공익 연계 마케팅’으로도 불리며,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를 특정 사회적 목적과 연결하는 활동이다. 단순한 자선 활동이나 기부와는 차별화된 개념으로,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거나,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에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코즈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가 기업의 공익적 목적에 공감하고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좋은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넘어 “좋은 목적을 위해 함께하자”는 가치를 전달하며,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성공적인 코즈 마케팅 사례
1. TOMSOne for One 캠페인
TOMS는 코즈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한 켤레의 신발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된다. 이 캠페인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소비자에게 ‘착한 소비’의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TOMS의 성공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게 한 점에 있다.
2. 스타벅스환경보호를 위한 지속 가능성 캠페인
스타벅스는 재활용 가능한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고, 커피 원두 생산지의 농민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강화했다.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이슈와 브랜드의 철학을 연결한 전략은 지속 가능성과 공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3. 애터미나눔의 문화
애터미의 기부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다. 2021년과 2022년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2%를 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 기금 100억 원,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250여억 원, 매달 컴패션 어린이 1만 명(애터미)&1,000명(박한길 회장) 후원, 전주예수병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27억 원 후원, 실로암안과병원 20여억 원 후원 등이 있다.
4. 뉴스킨코리아포스 포 굿
2004년 결성된 뉴스킨 포스 포 굿 후원회는 뉴스킨코리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봉사 단체로, 매달 후원 수당의 1% 혹은 일정 금액을 사회 공헌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약 2,500명의 부모가 ‘다 엄마다 교육(다문화 가정 부모와 아동 지원)’을 수료했다. 또 전국 28개 초등학교에 뉴스킨 희망 도서관을 개관하고, 사랑의 도시락을 통해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에게 매달 2,200여 개의 도시락을 전달했다.
5.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임팩트파운데이션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장애인,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과 안전, 꿈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후원 협약을 체결한 이후 본격적인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섰으며, 뜻을 같이하는 회원 및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자사 사회공헌재단인 임팩트파운데이션을 운영 중이다.
6. 도테라코리아힐링핸즈 재단
힐링핸즈 재단은 2012년 전 세계 불우한 환경에 처한 이들이 스스로 힘을 길러 자립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설립됐다. 힐링핸즈 재단 매치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자들이 모금한 기금은 1만 5,000달러에 달한다. 또, 도테라 제품인 호프 터치와 로즈 핸드로션의 판매 금액 전액은 100% 도테라 힐링핸즈 재단에 기부된다.
7. 유니클로환경친화적 제품 라인
유니클로는 리사이클링 캠페인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의류를 수거해 필요한 지역에 기부하거나 재활용하는 활동을 펼쳤다. 또한, 환경친화적 원단을 활용한 제품군을 출시하며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의류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에 기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8. 코카콜라세계 물 부족 문제 해결 프로젝트
코카콜라는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에 물을 공급하거나 물 절약 기술을 도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물 중립(water neutral)’이라는 목표를 세워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물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코즈 마케팅의 효과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를 준다. 이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기여하는 참여자가 된다. 이러한 참여 경험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며,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다. 여기에 코즈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품질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통한 차별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코즈 마케팅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서 더욱 창의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캠페인,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상 경험 등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의 필수 과제로 떠오르면서, 코즈 마케팅도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 개인의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코즈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는 사회적 이슈에 맞는 캠페인을 추천하거나,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코즈 마케팅이 넘어야 할 과제
코즈 마케팅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이 ‘착한 마케팅’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실제로는 공익적 활동이 부족하거나, 캠페인 뒤에 숨은 상업적 의도를 비판받는 경우도 있다. 이를 ‘핑크워싱(Pinkwashing)’이나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 부른다. 예컨대, 환경 보호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 활동을 계속하거나, 단기적인 홍보 수단으로 코즈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코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활동이 진정성 있도록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일관된 노력을 보여야 한다. 또, 기부금의 사용처나 캠페인 결과를 명확히 공개하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하고, 기업의 본업과 공익적 목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강력한 도구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코즈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방법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소비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전략이다. 성공적인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소비자는 이제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가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며, 착한 소비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기업은 이를 인식하고, 코즈 마케팅을 통해 단순한 ‘이익’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착한 소비를 이끄는 코즈 마케팅, 그 중심에 당신의 브랜드는 서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