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ColumnIssue

몸BTI, MZ세대가 유행시키는 ‘내 몸 사용 설명서’

By 2024년 09월 25일9월 27th, 2024No Comments

Info Desk

한동안 MZ세대를 중심으로 불었던 MBTI(성격유형검사) 열풍이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BTI를 통해 성격 유형, 퍼스널 컬러를 분석하고 조합하던 MZ세대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몸BT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열광하고 있다.

에디터 _ 최민호 

‘나 혼자 산다’ 방영 후 폭발적 관심

몸BTI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올해 초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가 새해 계획인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비만/탈모/운동/영양소/식습관 등 129가지 항목의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를 진행하고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모습이 방영된 이후 부터이다. 전현무는 DTC 유전자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세한 생활습관 개선 가이드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아 패널들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방송에서 전현무는 “이제는 몸BTI의 시대”라며 유전자검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DTC 유전자검사의 트렌디한 결과카드와 상세한 설명을 보며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유전자는 거짓말 안 하는구나”라는 말로 감탄했다.

평소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던 패널들도 집에서 타액만으로 간편하게 신청하고 앱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DTC 유전자검사와 트렌디한 결과카드에 큰 관심을 보였다.

몸BTI는 한 마디로 ‘건강 자가 모니터링’이라 정의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자가 건강 모니터링’ 시장은 매우 빠른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487억 달러에서 2026년 1,859억 달러까지, 5년 내에 약 4배로 커질 전망이다. 

몸BTI 선두 주자 ‘젠톡’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가 진행한 DTC 유전자검사는 바로 마크로젠의 ‘젠톡(GenTok)’이라는 플랫폼이다. 

마크로젠은 젠톡을 통해 DTC 유전자검사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Z세대 중심으로 불어닥친 MBTI 열풍에 맞춰 ‘몸BTI’라는 단어를 만들고 지난해부터 마케팅을 펼쳤는데 방송을 타면서 소위 대박이 터졌다. 

젠톡은 내가 타고난 유전자가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출발해,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무엇이며 생활습관 개선 등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건강한 100세 시대를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플랫폼 출시 후 몸BTI 열풍을 타고 현재 누적 플랫폼 방문자는 약 3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비만, 영양소, 탈모, 수면 등 국내 최대 129가지 검사 항목을 제공하는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시작으로 장 건강뿐 아니라 피로, 면역, 노화 등 웰니스 지표를 포함한 장내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더바이옴 골드’를 추가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챗봇 ‘젠톡AI’를 탑재하여 개인별 맞춤형 결과 상담과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유전자검사 기반 플랫폼에 AI를 더해 보다 체계적인 생활습관 및 건강 관리법의 능동적인 상담을 도울 방침이다.

지난 1년 동안 젠톡은 유통, 금융, 제약 등 다양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든 협업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GS25, 롯데카드, 코오롱제약, 필라이즈, 삼성웰스토리 등 12곳과 손잡고 소비자와 기업을 아우른 이른바 ‘B2B2C’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에프아이소프트와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젠톡 DTC 유전자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기 인원만 100만 명 몰린 뱅크샐러드

랩지노믹스는 뱅크샐러드와 손잡고 2022년 앱 이용자들에게 63종의 DTC 유전자검사를 무료로 지원했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관리뿐 아니라 개인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앱이다. 마케팅을 위해 랩지노믹스와 손잡고 DTC 유전자검사를 무료로 지원했는데 MZ세대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대성공을 거뒀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700명에 한해 유전자검사 신청을 받고 있는데 한때 대기인원만 100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랩지노믹스의 ‘위드진(WithGene)’은 DTC 유전자검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있다. 

이처럼 뱅크샐러드가 선착순 무료 DTC 유전자검사로 인기를 끌자 랩지노믹스는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임직원몰 등 다양한 기업에 DTC 유전자검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노바렉스와 ‘유전자 및 건기식 융합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하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유전자 및 건기식 융합 AI 알고리즘’은 유전자 마커 40종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영양제 추천에 활용된다. 특히 유전자검사를 이용한 정밀영양(Precision Nutrition)과 영양제 소분 판매 서비스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기지개 켜는 국내 유전자검사 시장

사실 몸BTI 인기 뒤에는 국내 DTC 업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유전자검사를 DTC에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우리나라의 높은 규제 앞에서 번번히 실패했다.

외국에서는 DTC 유전자검사를 통해 암, 뇌졸중, 유전병 등을 예측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영양, 운동, 미용, 개인특성 등 웰니스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 그동안 국내 DTC 업체들은 과도한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고 정부에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전가의 보도인 ‘국민 건강권’을 내세워 전 세계에서도 가장 엄격한 규제를 펼치고 있다. 

현재도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 대사, 비만 특성 등의 분석, 화장품의 경우에는 피부 노화, 기미·주근깨, 색소침착, 튼 살, 여드름 발생 등 피부 관련 항목들의 검사가 가능한 정도까지만 규제를 풀어준 정도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DTC 인증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검사항목을 기존 165개에서 181개까지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유하기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