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화장품이 변질된 것을 모르고 매일 사용했다면, 각종 피부 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에도 변질 없이 화장품 관리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정해미 기자
더우니까 냉장 보관?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은 일반적으로 상온(10~25도)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진다. 그런데 날씨가 덥다고 화장품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냉장고의 냉기로 인해 로션이나 크림 제형의 경우 유·수분이 분리될 수 있고, 오일류 제품은 얼거나 굳을 수 있기 때문에 냉장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워터 타입의 토너나 미스트는 온도 변화에 강하기 때문에 쿨링 효과를 원한다면 냉장고에 두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또한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 화장품이나 유기농 화장품의 경우도 냉장 보관으로 사용해도 괜찮다.
특히 마스크 시트의 경우 차갑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마스크 시트의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에센스인데, 에센스의 적정 보관 온도는 12~15도 정도다. 이보다 낮은 냉장 온도에서 보관하면 에센스의 유분과 수분이 분리될 수 있어 효과가 떨어진다. 하지만 바이오셀룰로오스나 하이드로겔 시트 등 겔 타입의 마스크 시트는 온도가 높으면 겔이 녹기 쉬워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만약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일반 마스크 시트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다면 다시 꺼내지 말고 계속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온도 변화가 잦으면 오히려 쉽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사광선은 반드시 피해야!
화장품에 비타민C나 레티놀 등의 기능성 원료가 들어있다면 햇빛에 더 민감하다. 강한 직사광선이 화장품에 바로 비친다면 제품의 효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화장품은 직사광선을 피해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도록 한다.
똑똑한 소비자라면 제품의 용기도 꼼꼼히 따져 고른다. 디자인에 현혹되기보다는 제품의 성능을 최적으로 살려 줄 수 있는 용기를 골라야 한다. 만약 천연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기능성 화장품이라면 빛과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용기 자체가 어둡고, 불투명한 것이 좋다.
또한 뚜껑을 열어서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공기 중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오염 물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다. 때문에 피부 건강을 고려한다면 용량이 큰 제품의 경우 펌프형으로 되어 있는 제품을 고르면 좋다.
화장품을 사용할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크림과 같이 덜어 써야 하는 제품의 경우 깨끗한 도구를 이용해 조금씩 덜어서 사용하고, 덜어낸 화장품이 남더라도 다시 용기 안으로 집어 넣어서는 안 된다. 화장품을 사용한 후 뚜껑은 반드시 빨리, 바르게 닫아 제품을 보호해야 한다.
차 안, 욕실 보관 절대 안돼요~
자동차나 지하철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 차 안의 온도는 70℃에 육박할 정도로 뜨겁기 때문에 화장품을 차 안에 보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마찬가지로 파우치 안에 화장품을 잔뜩 담아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실내와 실외를 오가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성분 변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혹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에만 신경 쓰고, 화장 도구는 부주의하게 관리하기 쉽다. 여름철에는 땀과 함께 피지 분비가 많이 발생하므로 얼굴에 닿는 브러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접촉성 피부염 등을 유발 시킬 수 있다. 브러시는 사용한 후 바로 세척하여 완전히 건조시켜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매번 세척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클렌징 티슈를 사용해 얼굴에 닿았던 솔을 깨끗이 닦아 낸 후 완전히 말려서 사용하자.
또한 브러시는 공기 중에 노출시켜 두지 않도록 한다. 공기 중의 오염 물질들이 브러시에 달라 붙어 피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깨끗이 빨아 건조시킨 브러시는 정리함에 담아 서랍 안에 두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