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강기능식품 시장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난징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즈옌컨설팅은 중국 건강기능식품 산업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약 3,946억 위안(한화 약 76조 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중국인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높아졌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디터 _ 최민호 │ 자료 참조 _ KOTRA
간편화,
보조적 치유 효과 강화 주목
2022년 8월 중국 최대 온라인 약품 판매 플랫폼 JD헬스가 발간한 <2022년 영양 및 건강 동향 백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건강 개선을 위해 크게 건강식품(건강기능식품), 스포츠 보조식품, 보양식품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 상품을 구입하는데 이중 건강식품의 구매 비중이 64%로 가장 높았다. 또한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건강식품 온라인 시장 규모는 전통적인 보양식품 시장 규모의 2배가 넘으며 성장률 또한 앞섰다. 건강식품은 소비자들의 영양 보충에 대한 편리성, 접근성, 효율성 등의 요구가 스포츠 보조식품, 보양식품에 비해 더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은 노년, 중년, 청년의 3세대 인구의 건강 문제와 영유아 인구의 영양 보충 수요가 합쳐지면서 거대한 건강식품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간편화 ▲보조적 치유 효과 강화 ▲개성화 ▲원료 다양화가 대표적인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건강식품은 전통적으로 정제, 캡슐, 경구액 형태로 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건강식품을 찾는 소비자 연령층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보다 간편한 방식으로 섭취가 가능한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음료, 젤리, 캔디, 식사대용 쉐이크, 단백질 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 젤리, 캔디 형태의 건강식품의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 중국 건강식품 등록 제품의 허용 제형에는 정제, 캡슐, 경구액, 과립제, 산제, 젤리 등이 포함된다. 2023년 등록된 중국 국내 건강식품의 제형은 주로 정제(경구 정제, 츄어블정, 발포제 등)이며, 등록 건수는 841건으로 연간 등록된 건강식품 총량의 43.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캡슐 제품 752개, 산제 150개, 젤리 87개, 경구액 73개 순으로 등록 되어있다.
개성화,
원료 다양화가 키워드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중국 지우링허우(90년대 출생자) 세대는 정서 건강(26%), 몸매 관리(22%), 수면 개선(14%)을 3대 주요 건강 욕구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 성인의 우울증 발병률은 6.8%로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 중 우울증이 18.3%, 조울증이 16.2%, 수면장애가 13.5%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대표적인 e-커머스인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에서는 코로나19 발생 동안 정서 관리 건강식품의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데 이어 2023년 6월부터 7월까지 다시 빠르게 증가했다. 체중 관리 제품도 최근 1년 반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사회 발전에 따라 개성화는 건강식품 산업에서 중요한 추세가 됐다. 전통적인 건강 제품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대량 보급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개인의 신체 상태와 그에 따른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는 추세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은 주로 식물성, 비타민·광물질, 단백질,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원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식물성 원료가 56%로 가장 많고 비타민은 2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연구 개발 기술의 발전으로 건강식품 원료 시장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업데이트됐다.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성분 혁신에 매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천연 허브에서 추출한 유효성분을 제품에 첨가하여 제품의 차별화를 실현하고 천연 식물 추출물이 현재 건강식품 원료의 트렌드가 됐다. 건강기능에 따라 브랜드는 해당 식물성분을 선택하여 제품을 만든다. 예를 들어 항산화 기능을 하는 많은 제품에 포도씨나 화이트 토마토 성분이 첨가돼 있으며 감귤이나 흰강낭콩 성분이 가득 포함돼 있는 제품의 기능은 체중 관리이다.
젊어지는 소비자
프리미엄 제품 선호
중국 건강식품 시장의 소비자 연령층을 살펴보면 40세 미만의 소비자가 전체의 80% 가까이 차지하였으며,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연령층은 20~30대의 젊은 소비자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소비자 수가 남성 소비자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 슈퍼마켓 및 약국 대리판매, 온라인 플랫폼은 중국 내 건강식품 주요 판매 채널로 각각 전체 시장 매출의 26%, 29%, 4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임대료, 인건비 상승 및 소비 패턴 변화로 오프라인 판매 채널은 감소하는 추세이며, 저렴한 가격 및 편리성 등 장점을 앞세워 온라인 구매 비율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이다. 또한 향후에도 젊은층의 소비자가 꾸준하게 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온라인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몰(Tmall)에서 집계한 건강식품 가격 관련 데이터를 보면, 2020~2022년 3년간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400위안 이하의 건강식품 제품 비중은 기존 60.4%에서 46.5%로 매년 감소한 반면, 1,000위안 이상 제품의 판매 비중은 기존 19.4%에서 26.4%로 증가하여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브랜드
중국 시장 진출 가속화
중국 국가약품관리국에서 발급하는 건강식품 위생허가증은 발급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으로 중국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 또한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 기업들만 주로 신청하여 허가증을 받아왔다. 2014년 전까지는 일부 대형 외국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해외 건강식품 제품이 많지 않았는데, 2014년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정책이 공식 시행되면서 위생허가증이 없는 제품도 B2C 방식에 한 해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후 다수의 해외 건강식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4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정책 시행 이후 지금까지 중국 건강식품 시장은 로컬 브랜드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일본 등 다양한 해외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Tmall)에는 1만 2,000개 이상의 건강식품 관련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올네이쳐(ALLNATURE) 등 미국 대표 브랜드는 중국 건강식품 시장의 34.2%를 차지하여 점유율 1위를 기록하였으며, 탕천베이지엔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31.1%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중국에 직접 투자로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암웨이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법인에 8,7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를 투자하는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이번 투자를 통해 광저우 공장의 설비를 개선하고 기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와의 협업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한, 암웨이는 농업 기술 혁신을 지원 및 연구하고, 새로운 식물 종을 재배하며, 신제품 개발에 중국 전통 의학을 접목하기 위해 자체 유기농 농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도
시장 공략 나서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건강식품은 홍삼, 비타민 등의 제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은 약 1% 정도로 전체 국가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내수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했으며, 중국이 현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은 데다 증가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KGC인삼공사는 중국 최대 일반의약품(OTC) 전문기업 화륜삼구와 손잡고 현지에서 홍삼 브랜드 ‘정관장’ 판매 확대에 나섰다. KGC인삼공사는 화륜삼구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정관장 제품을 중국 병원, 슈퍼마켓,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1만 개 수준이었던 정관장 판매 매장 수가 1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4년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건강 소재 중, 가장 인기 있는 제비집과 석류를 주원료로 한 제품을 출시했다. 제비집은 예로부터 중국의 황제들이 즐기던 귀한 식재료로 청나라 절대권력의 상징 서태후가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건강과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국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건강 소재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애터미 중국법인(경소상: 중개판매상)은 2020년 4월 영업을 시작으로 연간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3년 누적 매출 1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회원 수는 2022년 기준 200만 명이며 중국 전역에 10개 분공사(지사)가 설립돼 활발한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5월 중국 옌타이시 고신구에서 브랜드(R&D)센터 기공식을 가진 애터미는 중국 전역에 애터미 브랜드를 확산하는 전진기지로써 활용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 특화된 제품을 생산해 전 세계로 유통하면서, 글로벌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옌타이시 외자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산동성 상무청의 ‘다국적기업 지역본부 인증’을 획득하기도 한 애터미는 이를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국제 경제무역과 교류를 촉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