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Interview II
김유신 지쿱 로얄크라운
베트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쿱의 제품과 한국의 네트워크 마케팅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활발히 활동 중인 김유신 사장을 오랜만에 한국에서 만났다. 현재 김유신 사장만큼 동남아시아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간의 경험을 통해 발전시켜 온 동남아시아 시장의 잠재력과 문화,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 등 그가 전하는 생생한 현지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에디터_김혜영
‘한국 프리미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최적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면서 뼈저리게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지 사람들과 함께 사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유신 사장은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을 때, 현지 한국 사람들과 사업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베트남 현지인들과의 협업에서 더 큰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1등 기업인 암웨이의 한국 진출 당시를 예로 들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략보다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사업을 발전시켜 온 것이 지금의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의 사업은 문화적 차이뿐만 아니라 언어 장벽 때문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통역 없이 제품 설명에서부터 시스템 교육, 행사 진행까지 모두 도맡아 하고 있는 김유신 사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오히려 제 짧은 영어를 4시간 동안 들어주는 파트너들이 너무 고맙고 대견하죠. 콩글리시, 바디랭귀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진심을 전달하려 노력하죠. 통역을 거치면 감정 전달이 어렵거든요”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지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든 김 사장은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업자들을 만나면서 “비록 한국의 직판산업이 미국 시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프리미엄’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는 “넷플릭스와 BTS 덕분에 한국 제품과 브랜드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고 있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유리하다”며,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무슬림 국가, 할랄 인증의 중요성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점 삼아 한 달이면 베트남에서 일주일, 싱가포르에서 5일, 인도네시아에서 5일씩 머물며 바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김유신 사장에게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물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로, 할랄 인증이 없이는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며, 그 역시 초기에는 중국계 리더들과 협력했지만, 이제는 할랄 인증을 바탕으로 무슬림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70%, 인도네시아 인구의 90%가 무슬림인 상황에서, 이들을 제외하고는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유신 사장은 바로 회사에 할랄 인증 취득의 필요성을 어필했고, 현재 지쿱은 총 29종의 할랄 인증을 취득한 제품을 판매유통하고 있다. 무슬림 사업자들의 참여가 늘면서 말레이시아에서의 기반을 다진 가운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적극적인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에는 인도네시아로 거점을 옮길 예정이라고.
올해 초, 제가 제일 잘한 것이 있다면 무슬림 마켓에 집중한 것이라 생각해요. 이들을 통해 중동과 인도 등의 국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거든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관련 미팅들이 종종 들어오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각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 필요
이 외에도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김 사장은 강조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높은 교육 수준과 생활 수준을 고려해 소비자 마켓에 집중해야 하며, 철저한 약속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베트남은 엄격한 규제로 인해 진출 자체가 어렵긴 하지만 일단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타사와의 경쟁이 적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은 국민 소득이 낮아 네트워크 마케팅이 주요 수입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규제가 매우 까다롭지만 이를 준수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전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성품이 착하고 온순한 말레이시아인들은 패키지보다는 단품으로 제품을 프로모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글로벌 파트너들을 마미(엄마), 브라더(형제), 시스터(자매)라 부르며 가족처럼 지내는 김유신 사장은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다 보니 요리 실력도 나날이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식재료를 구입하는데, 이번에도 막걸리 효모를 준비해 직접 막걸리를 담글 예정이다. 흥이 많은 동남아시아인들은 노래방은 물론 윷놀이 등 한국의 놀이문화도 즐기는데, 게임이나 노래자랑 등 이벤트를 함께하며 정과 신뢰를 쌓는 것이 이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등하는 회사의 최고 직급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김유신 사장은 앞으로 리더 양성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각국의 문화와 특성을 이해하고 현지화된 전략을 세우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해당 시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져온 그의 글로벌 사업이 이제 그 결과를 드러내 보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의 목표가 이루어질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