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신장학회는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정하고 콩팥(신장) 질환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콩팥은 등 쪽 좌우에 있으며 크기가 주먹만 하다. 일반적으로 소변 형성을 통한 노폐물 배설과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항상성 유지,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효소를 생산·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담당한다.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이 몸에 쌓여 여러 증상이 발생한다. 고혈압과 빈혈이 생기고 소변으로 단백질 배출량이 늘어나며 몸이 붓기도 한다. 증상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콩팥 기능이 감소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만성콩팥병(만성신장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이란?
나이가 들면서 콩팥의 기능은 조금씩 떨어진다. 과거에는 콩팥 기능이 떨어지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채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콩팥은 문제가 생겨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장기이다. 보통은 콩팥의 기능이 20~30% 수준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모르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3개월 이상 서서히 콩팥에 병이 생기는 것을 ‘만성콩팥병’이라고 한다.
만성콩팥병은 진행 상황에 따라 1단계에서 5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사구체여과율(콩팥에 있는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도 정상 범위이다.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 혹은 혈뇨가 나오거나 영상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콩팥병은 초기에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음식을 싱겁게 먹는 건강한 생활습관이나 운동과 같은 생활 조절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2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90cc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해서 1분당 60cc가 되기 전까지를 말한다. 그리고 3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30~60cc 범위이다. 이 시기에는 가벼운 피로감을 느끼고 자다가 소변을 보는 야뇨증, 가벼운 부종 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2, 3단계 또한 원인을 잘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와 고혈압 및 당뇨 관리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4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15~30cc 범위이다. 이 단계에서는 몸이 붓거나 단백뇨가 나오고 피로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또한 혈압이 오르거나 빈혈이 생기고 뼈에 여러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5단계는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최종 단계이다. 사구체여과율은 1분당 15cc 이하로 떨어지고 몸 안의 노폐물이 청소가 잘되지 않아 여러 증상을 느끼게 된다. 입맛이 없고 구역질을 하거나 숨이 차고 빈혈 증상이 온다. 이 경우,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콩팥 이상 증상은?
건강한 콩팥은 중요한 일을 많이 한다. 신체의 폐기물과 과잉 체액을 제거하고 적혈구 생성을 도우며, 뼈를 튼튼하게 보존하고 혈액 속에 적절한 양의 미네랄을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건조하고 가려운 피부는 후기 콩팥 질환과 동반되는 미네랄과 뼈 관련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
콩팥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면 혈액에 독소와 불순물이 쌓여 평소보다 더 피곤하고 힘이 약해지며 집중을 하기 힘들게 된다. 콩팥 질환의 또 다른 합병증으로는 빈혈증이 있는데 빈혈이 있으면 힘이 없고 피곤한 증상이 생긴다.
콩팥이 적절하게 여과 기능을 하지 못하면 독소가 소변을 통해 신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에 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잠자기가 어렵게 된다. 비만과 만성 콩팥 질환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으며 수면 무호흡증은 만성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너무 자주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특히 저녁에 많이 든다면 콩팥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 콩팥의 여과 기능에 손상이 있으면 소변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 잦은 소변은 비뇨기 감염이나 전립선 비대증의 신호일 수도 있다. 특히, 소변에 피가 섞여 있거나 몇 번을 씻어내려야 할 정도로 소변에 거품이 많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소변 속에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것은 콩팥의 여과 기능이 손상됐다는 초기 증상이다. 눈 주위가 붓는 것은 콩팥이 체내에 단백질을 간직하지 못하고 소변을 통해 많은 양의 단백질이 새기 때문이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나트륨 저류 증상도 나타나 발목이나 발이 부어오르게 한다.
체내 전해질 불균형과 근육 경련은 콩팥 기능이 손상됐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칼슘이 부족하고 콩팥이 인의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매우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져 독소가 쌓이게 되면 식욕 감퇴 증상도 초래한다.
검사와 치료법은?
가장 간단한 검사는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혈액 검사에서는 크레아티닌 수치를 검사한다. 크레아티닌(Creatinine)은 근육에서 생성되는 노폐물로,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의 좋은 지표가 된다. 혈액 검사에서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으면 콩팥에서 노폐물이 잘 걸러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사구체여과율은 낮다.
또한, 소변 검사에서는 단백뇨와 혈뇨 검사를 진행하는데 단백뇨와 혈뇨가 있다는 것은 콩팥에 손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신장 초음파 혹은 CT 촬영을 통해 콩팥의 모양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5단계가 되면 자신의 콩팥만으로는 살아가는 게 굉장히 힘들어진다. 요독증상이 나타나고 혈압이 오르거나 몸이 붓기 때문에 콩팥 기능을 대신해 주는 대체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있다.
투석에는 크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전해질 균형 유지와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혈액투석은 병원에 방문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안전한 방법이다. 다만 병원을 2~3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복막투석은 복강 내에 특수한 도관을 삽입해 그 관을 통해 깨끗한 투석액을 투입하는 방법이다. 복막투석은 환자들이 교육을 받고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 시간적인 측면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시력이나 인지력이 떨어져 투석액 교환을 정확하게 하지 못해 복막염에 걸리거나 요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상황에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은 나빠진 콩팥 기능이 좋아지는 치료는 아니다. 투석은 부족한 콩팥 기능만큼을 대신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장 이식을 받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투석을 해야 한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