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레인지는 현대인의 필수 가전제품 중 하나다. 간편하게 음식을 데우거나 조리할 수 있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주지만, 모든 음식이 전자레인지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잘못된 사용법은 화재, 폭발, 유해물질 방출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음식과 그 이유를 알아보자.

영양소가 파괴되는 음식
전자레인지 조리가 영양소를 손상시킬 수 있다. 브로콜리는 비타민C가 풍부하지만,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90% 이상의 비타민C가 손실될 수 있다. 대신 찌거나 데쳐서 조리하는 것이 더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다.
마늘의 주요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면역력을 높이고 항균 작용을 하지만, 전자레인지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대부분 파괴된다. 생으로 먹거나 저온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
꿀을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항산화 성분이 급격히 감소하고, 건강에 유익한 효소가 변성될 수 있다. 특히 60℃ 이상의 온도에서는 꿀의 효능이 크게 줄어든다.
버섯은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재료지만, 전자레인지 가열 시 단백질이 변형되어 영양가가 감소할 수 있다. 볶거나 찌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
시금치는 질산염(Nitrate)이 포함되어 있는데,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이 질산염이 독성이 있는 아질산염(Nitrite)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발암 물질로 작용할 수도 있어, 시금치는 삶아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삶은 달걀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단백질이 변성되어 소화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달걀은 프라이팬이나 삶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무엇보다 전자레인지에서 계란을 익히거나 데우면 내부 압력이 증가하여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계란 내부의 수분이 빠르게 가열되면서 증기가 발생하지만, 단단한 껍데기가 이를 외부로 방출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삶은 계란을 데울 때도 터질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계란을 안전하게 조리하려면 껍질을 깐 후 포크로 구멍을 내거나, 프라이팬이나 끓는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블루베리는 안토시아닌(Antocyanin)이 풍부한데,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이 성분이 감소하면서 항산화 효과가 줄어든다.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전자레인지 조리는 편리하지만, 일부 음식은 영양소 손실이 심하거나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리 방법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거나 찌는 방식이 더 영양을 보존하는 데 효과적이므로, 가급적 대체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 대신 찜기를 활용하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조리가 가능하다. 특히 브로콜리,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는 찌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 우유나 꿀처럼 온도 변화에 민감한 음식은 전자레인지 대신 중탕으로 가열하는 것이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다.

화재, 변질 위험 있는 음식
전자레인지는 전자파를 이용해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데, 금속 용기는 전자파를 반사하여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알루미늄 포일이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스파크가 발생하며, 심한 경우 전자레인지 내부가 손상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울 때는 유리나 세라믹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을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면 성분이 분리되거나 변질될 수 있다. 특히 치즈는 고온에서 기름과 단백질이 분리되면서 맛과 질감이 나빠질 수 있으며, 우유를 직접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영양소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 유제품을 가열할 때는 저온에서 천천히 데우거나, 중탕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에서 고추를 가열하면 캡사이신 성분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눈과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건고추나 청양고추를 가열하면 강한 매운 기운이 발생하여 실내에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고추를 조리할 때는 가스레인지나 오븐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에서 물을 가열하면 끓는 점을 초과하는 과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육안으로는 끓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컵을 건드리는 순간 급격히 끓어오르며 뜨거운 물이 튈 위험이 크다. 이를 방지하려면 나무 젓가락이나 티백을 물에 넣어 과열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일부 플라스틱 용기는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할 경우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A(BPA)나 프탈레이트가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투명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용기일수록 고온에서 변형되거나 유해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자레인지용으로 인증된 PP(폴리프로필렌) 용기를 사용하거나, 가급적 유리나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자레인지로 감자를 가열한 후 실온에 방치하면 보툴리누스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균은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감자를 조리한 후에는 바로 먹거나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포도, 체리, 블루 리 등의 과일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내부 수분이 빠르게 가열되면서 폭발할 위험이 있다. 특히 포도는 전자레인지에서 플라즈마 현상을 일으켜 스파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절대 가열해서는 안 된다. 과일을 따뜻하게 먹고 싶다면 오븐을 이용하거나 실온에서 자연 해동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로 냉동 육류를 해동하면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일부는 뜨겁고 일부는 차가운 상태로 남을 수 있다. 이 경우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같은 식중독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육류를 해동할 때는 냉장고에서 서서히 해동하거나, 물에 담가두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전자레인지에서 소시지를 가열하면 내부 지방이 급격히 가열되면서 표면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포크로 구멍을 내거나 반으로 잘라 가열하는 것이 안전하다.
게, 조개, 굴 등 껍질이 있는 해산물은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할 경우 내부 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또한 일부 해산물은 전자레인지 가열 시 독성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전자레인지 사용법
전자레인지는 올바르게 사용하면 매우 유용한 가전제품이다. 하지만 잘못된 사용은 화재, 폭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자레인지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기억하자.
▲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 사용 유리, 세라믹, PP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금속 용기는 피할 것.
▲ 뚜껑을 살짝 열어 가열 밀폐된 용기는 내부 압력이 증가해 폭발할 위험이 있음.
▲ 균일한 가열을 위해 저어주기 액체나 반죽류는 중간에 저어주면 균일하게 가열됨.
▲ 과열 방지 물을 가열할 때는 티백이나 나무젓가락을 넣어 안전하게 가열.
▲ 가열 후 즉시 섭취 감자, 육류 등은 조리 후 즉시 먹고, 실온 방치는 피할 것.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