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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비번이 뭐였지?”, 패스워드 증후군

By 2025년 03월 07일No Comments

은행, 쇼핑몰, 게임 등을 이용하기 위해 로그인하던 중 비밀번호를 깜빡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여러 번의 로그인 실패로 결국 본인인증을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어떨 때는 4~8자리에 불과한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난처함에 빠지기도 한다. 동과 호수만 제대로 찾아왔으면 됐다면서 안주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잦아진다면 대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특수문자, 대소문자 꼭 넣어야 하나요?
디지털 시대가 발전하면서 패스워드(비밀번호)는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비밀번호를 기억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패스워드 증후군(Password Syndrome)’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는 수많은 계정과 보안 규칙을 따라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터넷, 통장, 신용카드, 핸드폰 잠금장치 등의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일부 서비스는 회원가입 시 비밀번호를 분실했을 경우를 대비해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질문과 답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고향이나 졸업한 초등학교 이름을 묻는 질문에 본인이 답을 적어 비밀번호를 분실했을 경우를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의 고향을 묻는 질문에 안드로메다, 아마존 등의 동문서답을 남기고 혼자 키득거리기도 한다. 결국은 비밀번호 분실 방지 시스템을 간과한 나머지 훗날 자신이 어떤 답을 적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돼 또 하나의 비밀번호를 잊게 된다.

패스워드 증후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에서 각각 다른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특히 보안 강화를 위해 특수문자, 대소문자 조합, 최소 길이 등의 복잡한 규칙이 적용되면서 기억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둘째,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용자는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해야 하는 부담을 느낀다. 셋째, 하나의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에서 사용하면 보안 위험이 커지므로, 각 계정마다 별도의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과 조직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경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계정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간 낭비와 스트레스를 초래하며,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부 사용자는 기억하기 쉽게 단순한 비밀번호를 설정하거나, 여러 계정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데, 이는 해킹의 위험을 높인다. 기업이나 기관의 경우, 직원들이 비밀번호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보안 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밀번호 자동 입력 앱, 생체 인증 등 이용해야
이러한 패스워드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Password, LastPass, Bitwarden 등의 프로그램은 다양한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자동으로 입력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둘째, 다중 인증(MFA, Multi-Fac­tor Authentication) 방식을 활용하면 비밀번호 유출 시에도 추가적인 보안 장치를 통해 계정을 보호할 수 있다. 셋째, 생체 인증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지문, 안면 인식, 음성 인증 등을 활용하면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안전하게 계정에 접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패스워드를 기억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조합이 아닌 특정 문장을 변형하거나 숫자와 기호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패스워드를 만들 수 있다.

패스워드 증후군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불편을 넘어 보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비밀번호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메모해 두는 것은 보안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해킹을 통해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 관련 계정이나 업무상 중요한 정보가 포함된 계정의 경우, 비밀번호 유출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비밀번호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비밀번호 입력없는 ‘패스워드리스’ 기술
기업 차원에서도 패스워드 증후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들에게 정기적인 보안 교육을 실시하고, 패스워드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적인 조치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하고, 너무 단순한 비밀번호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식이 있다. 또한, 기업 내 시스템에 싱글 사인온(SSO, Single Sign-On) 기술을 도입하면 직원들이 여러 개의 비밀번호를 기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보안 수준도 향상될 수 있다. SSO는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인증 과정을 더욱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패스워드 증후군을 해결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비밀번호 없는 인증 방식의 도입이 있다. 패스워드리스(passwordless) 인증 기술은 기존의 비밀번호 입력을 생략하고, 일회용 인증 코드나 생체 인식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어 점점 더 많은 기업과 기관에서 채택하고 있다. FIDO(Fast Identity On­line)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증 방식은 비밀번호 없이도 안전한 로그인 환경을 제공하며, 해킹과 피싱 공격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결국, 패스워드 증후군은 현대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적절한 관리와 보안 기술을 활용하면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업과 개인 모두 보안 인식을 높이고 효율적인 비밀번호 관리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해킹 및 보안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앞으로는 비밀번호 없는 인증 방식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패스워드 관리의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안 전문가들은 개인과 기업이 패스워드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술적인 솔루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패스워드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보다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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