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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ReportSpecial Report

동남아시아, 무슬림 시장 공략 위한 교두보

By 2024년 09월 23일10월 4th, 2024No Comments

Cover Story _동남아시아지역의 직접판매산업 ②

무슬림 시장은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업계의 기업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동남아시아는 무슬림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받고 있다. 중동의 무슬림 시장과 문화·경제적으로 유사성을 보이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디터_정해미 (참고자료: 『동남아 3국을 활용한 이슬람 시장 진출전략』 KOTRA)

세계 이슬람 경제 규모는 최근 5년간 6.2%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3.1조 달러(한화 4,153조 3,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슬람 시장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 망 재편 과정에서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3국에 수출을 시작한 기업 중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중동 3국으로 수출을 이어간 기업은 총 1,909개 사에 이른다.

특히, 화장품, 생활용품 등 이슬람 문화와 율법의 영향을 받는 품목에서 동남아 수출 후 중동 수출로의 확산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이슬람 시장에서의 할랄 트렌드와 선호도가 중동 수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동남아 이슬람 시장을 이슬람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삼아 중동 수출까지 도모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중동과 중국을 이어주는 해상로에 자리하고 있다는 지리적 특성과 피지배 역사로 인해 불교, 이슬람, 카톨릭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세계 문화의 집약체이다. 특히 믈라카 해협 인접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는 13세기경 부터 무슬림 상인들과의 교류로 이슬람 문화가 자연스럽게 전파되었다. 다음은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들의 시장 상황 분석이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성을 보장하고 있어 국교를 별도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으로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2.42억 명)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법(샤리아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동남아 1위, 세계 16위의 경제국으로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 중이며 전체 인구 50% 이상이 생산가능인구로 구성되어 있는 등 성장 동력 또한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할랄 산업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할랄 산업 마스터플랜 2023~2029’를 발표했다. 또한 자국 내 유통되는 제품의 할랄 여부에 대한 법적 확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2014년 할랄 제품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 표기를 의무화하고, 할랄 여부를 인정받기 위한 제조 과정, 인증 획득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지정하고 있으며, 전체 국민의 약 2/3가 무슬림이다. 헌법상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으나 국민의 63.5%가 이슬람교도로,이슬람교는 말레이시아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로 국가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6년에 할랄산업개발공사(HDC)를 설립하여 할랄 인증 제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할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 생활용품, 식음료, 제약 등 3대 핵심 할랄 부문과 의료기기, 의료관광, 패션 등 3대 신흥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여 2030년까지 국내 GDP의 10.8%를 할랄 산업이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슬람 협력 기구(OIC) 회원국은 아니나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으며, 이슬람교는 인구 기준 국가 3대 신앙 중 하나이다. 이슬람교도는 30대 이하의 비중이 48%를 차지하는 등 타 종교 대비 젊은 층 으로 구성되어 있어 향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문화·다인종 국가인 싱가포르는 특정 문화(할랄 등) 진흥을 위한 별도의 마스터 플랜은 없으나 이슬람 법원과 금융 등에 이들을 위한 별도의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할랄 인증은 필수사항은 아니나 무슬림 소비자 관점에서 할랄 기준이 적용되는 산업과 품목은 다수 존재한다.

할랄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식품, 화장품 등 기존 제품군의 고기능성·프리미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또한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할랄 인증과 더불어 유기농, 친환경 등 부가가치를 높인 할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할랄 관광, 이슬람 금융 등 세분화 된 할랄 서비스 시장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동남아 시장의 소비자는 할랄을 단순한 제품 규정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하나의 문화이자 정체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의식주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 구매 시 할랄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할랄 로고가 부착된 할랄 인증 제품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일상에서 할랄 제품을 손쉽게 구매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할랄 인증 상품을 취급하는 전문 온·오프 라인 유통망도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같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비즈니스 관행에 있어 국가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이해와 대비는 중요하다. 일례로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과거의 영향으로 서구식 비즈니스 관행이 정착되어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자바 문화로 가족주의적 경영 방식이 아직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국가별로 경제 발전 단계, 소득 수준, 문화적 배경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역별 무슬림 구매자들의 제품 선호도나 구매 행태 차이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 성장에 따른 중산층 비중의 확대로 고품질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할랄 인증은 단순히 이슬람 율법 준수 여부를 넘어 청결, 안전, 윤리성의 개념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물복지, 공정무역 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라마단, 하리라야 등과 같은 무슬림의 주요 명절 및 행사 시기를 공략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문화 컬래버레이션, 공감형 광고 등 이슬람 문화 코드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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