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① _북아메리카지역의 직접판매산업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제 패권을 잡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경제가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가운데, 국내 직접판매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시장개척과 해외진출 등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북미 시장은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는 주요 지역이자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세계 진출을 앞둔 한국의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시장임에 틀림없다.
에디터_정해미
세계 1위 규모의 북미 시장
미국 직접판매 시장의 규모는 단연 세계 1위다.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직접판매 시장의 규모는 426억 7,000만 달러(약 57조 8,7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는 바로 그 뒤를 이어 194억 2,000만 달러(약 26조 3,300억 원)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 중 선두를 유지하던 중국은 179억 6,100만 달러(약 24조 3,500억 원)로 4위에 그쳤다.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오던 미국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겪으며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이후 지속된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 까닭이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제품군 점유율인데, 미국 직접판매 시장의 상위 점유율 제품군인 건강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금융 상품과 기타 항목에서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아 생활에서의 소비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의 경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례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하여 1.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누적된 금리인상으로 2024년 상반기에는 캐나다의 가계 지출과 기업의 투자에 부담을 주어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하반기부터는 누적 금리 인상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캐나다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에서의 수요 역시 강화되면서 수출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미 시장의 주요 이슈
현재 북미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을 마련하면서 중국과의 경제 단절을 심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키워드는 ‘프렌드쇼어링’이다. 가치 공유 국가들끼리 공급망과 첨단기술 개발에 협력함으로써 미국의 글로벌 경제 및 지정학적 리더십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우리나라의 소재, 부품, 장비를 취급하는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발생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서명 이후, 미국에 몰리는 투자를 견제하고 자국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메이드 인 캐나다’ 전략을 발표하며 새로운 변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친환경 경제 성장을 미래 국가 성장 발전의 중심에 두고, 2023년 및 2024년 예산안에 친환경 분야를 위한 5개년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IRA 서명 이후 캐나다는 미국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의 소비 패턴 분석
미국은 직접판매라는 유통방식이 시작된 곳이며, 직접판매 기업 상위 1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직접판매업계에 전업으로 종사하는 인구는 50만 명이며, 부업으로 하고 있는 인구 620만 명, 소비자 인구(할인 받는 소비자 포함) 4,100만 명을 다 합치면 거의 5,000만 명에 해당하는 사람이 직접판매라는 유통방식을 통해 제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보장제도에서 벗어난 인구와 미성년자를 제외한 경제활동 인구의 약 45%를 차지하는 놀라운 수치다.
캐나다 역시 약 200여 개의 직접판매기업들이 영업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로는 암웨이, 뉴스킨, 메리케이, 에이본 등이 있다. 최근 캐나다 시장에서는 절약과 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등장으로 뷰티 제품의 무게 중심이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2023년 스태티스타(Statista)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온라인 판매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1.6%에서 2023년 3.0%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 수출 흐름이 좋은 북미 시장
전 세계 직접판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군을 살펴보면 건강기능식품과 다이어트 등 웰니스 제품군이 34.8%로 가장 높고, 그 뒤를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가 24.5%로 뒤를 따르고 있다.
리서치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07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미국 뷰티 시장은 올해 1,200억 달러(약 162조 7,800억 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고물가 기조로 인해 소비여력은 감소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고가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보다 가성비 있는 우리나라의 화장품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화장품을 주요 품목으로 다루는 직접판매업계 역시 북미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 집중됐었던 역량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분위기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2023년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화장품이 1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수출액이 2022년보다 44.7%나 높아졌으며,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중 우리나라 화장품이 중국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북미지역 뷰티시장 공략을 위한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리만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의 비약적인 성공을 발판삼아 지난해 3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얼바인에 위치한 3,000제곱미터(930평) 부지의 3층 건물을 매입하고, 리만코리아의 브랜드 가치와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공간을 구축했다. 지난 4월 19일에는 미국 시장 진출 1주년을 맞아 ‘하우스 오브 리만’을 오픈하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도보로 사용할 전망이다. 이어 개최한 북미 컨벤션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리만코리아는 북미 시장 진출 이후 1년만에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애터미는 2009년 창립 후 2010년 미국에 진출하였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라 평가받았던 애터미의 미국시장 진출은 첫 해 4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1년 이후 해마다 1,000억 원을 넘기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애터미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좋고 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분석이다. 고무적인 것은 2021년 이후 해외에서 올리는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 매출액을 초과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단지 해외에 지사를 두고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사업이 전체 매출을 선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비즈니스 상 유의할 점
▲캐나다
캐나다는 영어문화와 불어문화가 공존하는 이중문화 국가이며, 본인들이 가진 풍부한 물적 자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하기 전 이같은 사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캐나다인은 매우 개인주의적이며 쉽게 흥분하지 않는 기질을 보인다. 또한 상대방과 충분히 친밀해지기 전까지는 격식을 갖추길 원한다. 캐나다인은 미국인과 구별되어 대접받길 원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캐나다인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편이다. 풍부한 자원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진 캐나다인에게 눈에 보이는 상술이나 동정심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교활한 상술을 펴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더 이상의 상담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미국
미국인들은 계급이나 특권 등의 정통적 유물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비즈니스 시, 의상이나 인사 등에 있어 형식을 찾지 않으며, 육체적·정신적으로 친밀한 거리를 두고 상대방을 대한다. 시간의 중요성과 일에 대한 효율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소홀이 여겨서는 안된다.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미국인들에게는 시간, 자원 그리고 조직까지도 측정 가능한 수치로 표시되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또한 비즈니스를 할 때 개인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그의 업적과 공헌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