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움과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슬로우에이징’이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을 비껴간 ‘동안피부’, ‘아기피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천천히 나이들기를 소망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트렌드다.
에디터 _ 정해미
노화,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아름다움과 젊음은 영원히 유지되지 않는다. 때문에 기존에 각광받던 뷰티 트렌드는 젊음을 오래 유지하고, 늙지 않으려는 열망에서 비롯된 ‘안티에이징’이 대세였다. 말 그대로 나이는 먹어도 외관은 늙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포인트를 둔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노화를 피해야 할 것이 아닌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나이 들어가는 것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며,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자는 ‘슬로우에이징’이 주목받고 있다.
슬로우에이징은 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하여 건강과 아름다움을 오래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의 내 얼굴과 몸을 10년 뒤에도 그대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바로 슬로우에이징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에이징케어를 시작하는 연령대도 낮아졌다. 이전에는 4060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능성 스킨케어 시장에 2030세대도 관심을 갖게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지난해 1분기를 기준으로 조사한 최근 1년 국내 스킨케어 시장의 규모는 약 4조 1,113억 원으로 이 중 기능성 제품이 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에는 중년 여성들을 겨냥해 주름 및 탄력 관리 기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모공 케어 및 흡수율 등 더 다양한 연령대를 포함하는 범위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2030세대도 슬로우에이징
실제로 고객의 약 73%가 2030세대인 올리브영에서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부 노화와 관련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초반의 고객들은 수분관리, 진정관리 상품을 주로 찾지만 20대 중반 ~ 30대 초반 고객들은 기능성 케어 제품을 다양하게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작년까지만해도 ‘노화방지’, ‘링클프리’ 등 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단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왔지만 최근 들어 M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앱을 중심으로 안티에이징과 관련된 단어를 지양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 아니라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일이며, 아름다움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각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슬로우에이징은 고객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비단 스킨케어 제품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이너뷰티’도 슬로우에이징의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먹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간식류까지 제품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관련 매출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2030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그동안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노화 관련 제품들의 가격대가 낮아지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활성산소와 체내 노폐물을 줄이자
슬로우에이징은 성장이 멈추는 20대부터 생각해야 한다. 슬로우에이징에서 중요한 것은 대표적인 노화 유발 물질인 활성산소와 체내 노폐물을 줄이는 것이다. 몸을 빠르게 오래 움직일수록 활성산소는 늘어난다. 때문에 운동을 하더라도 지나치게 숨이 차게 하거나 빠른 운동을 장시간하는 것은 활성산소를 늘리는 일이기에 피해야 한다. 힘들게 오래 지속하기 보다는 10분 운동 후에 10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몸의 회복력을 높이는 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좋지 않은 연료를 사용한 자동차에서 배기가스도 많이 배출되는 것처럼 몸에서도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같은 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노폐물과 활성산소가 많이 생성된다.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조금씩 오래 씹으면서 천천히 음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한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 위에 오래 머무르게하면 소화가 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노폐물이 많이 발생한다. 조금씩 자주, 그리고 오래 씹는 것이 노화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